무의식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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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즘의 경제 (프로이트)

2023.7.28. 마조히즘의 경제적 문제 (1924년) 프로이트는 인간은 긴장, 흥분량을 감소시켜 안정을 추구하는 쾌락원칙을 따르고 있지만, 고통 그 자체가 목표인 것 경우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조히즘이라는 것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우리의 정신생활 감시하는 파수꾼이 마약을 먹고 행동 불능이 된 상태, 즉 쾌락원칙이 마비된 상태를 본 논문에서 탐구한다. 쾌락원칙에 반하는 비경제적 심리가 있다는 얘기다. 프로이트는 마조히즘에 대해 죽음본능과 생명본능인 쾌락원칙과의 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보았다. 페이너는 '열반원칙'을 들어 흥분의 상태를 무로 돌리는 것, 다시 말하면 유기체의 생물성이 무기체로 돌아가는 것이 안정성을 유도하는 것을 보았다. 이는 곧 죽음본능이라고 볼 수 있을 ..

cartel 2023.07.28

대타자의 불능

'아무도 모른다' 는 이 영화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몇년 전 내가 이 이영화의 감독의 영화를 봤다는 것이 기억이 났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감독의 '어느 가족'이라는 영화였다. 극장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었던 기억과 혈연관계가 아닌 이들이 모여 '서로의 가족'이 되어주었지만, 세상은 그들이 혈연관계가 아니라는 이유로 가족으로 인정해 주지 않았다. 가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보살펴주는 그들과 달리, 친부모가 아이를 방치하는 경우는 어떠한가? 보살핌과 양육의 책무를 마다한 그들의 만행이 세상에 나타나기 전에는 그들은 어떠한 제재도 없이 그렇게 아이들을 버리기도, 학대하고 방임하기도 한다. 최근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은 유령아기들의 대한 보건복지부 전수조사가 있었다. 아직 조사중이지만, 예상대로 일부의 아기..

cartel 2023.07.21

자아와 이드 발제 [정신분석의 근본개념, 프로이트]

자아와 이드(1923) 프로이트는 “쾌락원칙을 넘어서”의 말미 이러한 의문을 던진다. 우리의 의식은 내부로부터 쾌, 불쾌의 감정과 ‘특별한 긴장의 감정’도 전달해 주는데 이러한 감정이 묶인 에너지 과정과 묶이지 않는 에너지를 구별해 주는 지표가 아닐런지, 혹은 주어진 시간 단위에서 리비도 집중의 크기 변화인지 묻는다. 프로이트는 ‘내부에서 오는 자극’과 관련하여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과학적 지식의 더디게 발전하는 상황을 토로하면서 이렇게 끝맺는다. “ 우리가 날아서 도달할 수 없는 것은 절뚝거리면서 도달해야 한다…. 그 책은 우리에게 절뚝거리는 것이 죄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다. “ 프로이트가 남긴 마지막 시구에서 그가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한번에 도달할 수 없는 어려운 길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절뚝..

cartel 2023.07.21

「 주체성과 타자성」 밑줄긋기 -로렌초 키에자-

한국의 독자들에게 9-10P 2. 주체성과 타자성은 여전히 내가 라깡과 그 너머에 대해 행하고 있는 연구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따. 돌이켜 보면 애초 해석적 차원에서 전개한 이 책의 세 가지 상호연관된 쟁점이 내게는 특히 주목할만한 것으로 다가온다. 욕망의 변즈업을 통한 초월론적인 것의 사후 발생, 기표의 물질성, 빗금쳐진 실재로서의 죽지는-않은 것. 당연히 이책은 이 모든 물음이 수렴되는 교차점인 듯한 욕망과 충동의 분리불가능성을 주장한다. 라깡, 그리고 라깡에게 고무된 사유로부터 '초월론적 유물론'을 끌어내려한 용감한 시도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틀거렸다. 이른바 욕망에 대한 충동이 그 어떤 우선성도 유물론적인 의제를 손상시킬 수 밖에 없다. 셸링에 대한 반-관념론적 독해에 기반한 이론으로는 라깡의 ..

정신분석과 과학 (프로이트 패러다임 밑줄 긋기)

프로이트가 위대하다면, 과학이 만들어내는 지식들, 인간을 하나의 대상의 접근하면서 인간에 대해 밝혀낸 지식들은 우리가 인간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지만, 우리 자신의 주체로서의 삶이라는 수준에서 볼 때 우리의 내면을 바꾸지 못한다. 심지어 대상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지식, 요컨대 객관적 지식들은 프로이트 이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나'를 지키기 위한 하나의 방어기제로서 기능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인간에 대한 지식. 객관적 지식은 인간의 방어기제. 무엇으로부터의 방어기제 인가. 여전히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 속의 분열에 대해서는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과학의 발달에 의해 이뤄진 지식의 확장은 역설적이게도 더 많은 정신적인 나르시시즘을 생산해 낸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나르시시..

프로이트 2023.07.03

욕망의 정확함(아니 에르노)

욕망의 정확함 아니 에르노의 글은 현학적이지 않으며 단순 명료한 문체로 빠르게 읽힌다. 그러나 왠지 평범한 문장들이 서늘하다. 뜨거운 욕망을 서늘하게 적어 내려가는 것은 어떤 삶의 태도처럼 느껴진다. 작가의 글은‘욕망의 정확함’과‘무서운 솔직함’을 드러낸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작가의 문체는 은유나 비유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고통에 대한 수사, 연민 같은 감정이 넘치지 않는다. 그녀의 페르소나였던 글은 그녀 자신과 섞여버렸다. 그녀의 소설 속 내용이 충격적이라기 보다 그 내용을 말하는 말투가 특별하게 여겨진다. 고통스럽다고 말하지만, 너무나 덤덤하게 얘기한 나머지 먼 과거에 있던 일처럼 느껴지는데, 소설 속의 그녀에게는 그 일은 바로 오늘 일어난, 방금 일어난 일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단순한 열..

review 2023.06.19

글쓰기 사다리 세칸(엘렌 식수)

쪼개서 읽고 있다. 몰아쳐서 읽을 수 없다. 아직 읽는 중인데, 읽으면서 책의 내용과는 무관한 것들이 떠오른다. 무의식을 건드리는 책인듯 싶다. 우리에게 책은 우리를 꿈꾸고 기다리는 문, 우리에게서 달아나지 않는 타자의 꿈입니다. 도 저를 그렇게 기다리고, 저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그 책은 제게 시간을 줍니다. 이것이 글쓰기의 수수께끼 중 하나입니다. 모든 책이 우리에게 시간을 주지는 않거든요. 은 그 자체가 시간으로 새겨진 데다, 너무도 풍부하고, 두텁고, 손때 문ㄷ은 순수한 글 물질이기 때문에 시간을 줍니다. - P104 누가(무엇이) 우리를 신경쓰지 않는가/우리가 상관할 문제가 아니다 클라리스 리스펙토르가 이라는 글에서 얘기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 ....눈먼 남자는 우리가 자신을 관찰하는 걸..

review 2023.06.19

헤어질 결심 각본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일단 그의 우아한 취향은 정말이지 따라갈 자가 없는 것 같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마침내' '붕괴'와 같은 기표들은 사람을 흔든다. 나는 이 영화가 히스테리증자와 강박증자가 어떻게 서로의 균열이 되는가의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같다. 송서래로 분한 탕웨이는 '품위있는' 박해일을 욕망한다. 박해일 역시 이유도 모르는 체 '꼿꼿한' 그녀에게 이끌린다. 꼿꼿하다는 것은 히스테리증자가 법(아버지, 가부장, 대타자)에 대한 거부의 자세이다. 박해일이 강박증자인 이유는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 말했습니까"라는 대사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그의 주머니가 많은 조끼, 벽면을 채운 사진들도 이를 방증한다. 그들은 모호함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탕웨이가 굳이..

review 2023.06.19

무의식이라는 해머

무의식의 도약 2020.9.19 “무의식이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 무의식의 문법이 있다는 이 명제가 후기로 가면서 “무의식은 간극”이라고 전환된 순간을 저자가 설명할때, 이마에 해머를 맞은 듯 했다. 나는 그 말이 가장 충격적이였던 것은 무의식이 나의 정신세계의 ‘진리의 장소’라고 여겼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그 진리가 언제나 나를 선한 장소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절벽에 등을 미는 것과 같고, 때로는 끝없는 소멸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드러나면서 나의 무의식에 대한 불신감도 어느정도 들었다. 언제나 나의 이성보다는 무의식적 직감과 충동에 기대어 세상을 더듬거렸다. 한 번의 경험은 곧바로 징크스가 되어버리는 유아론적 믿음들로 가득차 있었다. 말보다는 행위를 보라는 세상의 말을 믿고, 행위를..

cartel 2023.06.18

의식의 해부학적 구조(프로이트)

2021.1.16 일독을 하기가 어려웠다. 핵심, 요점을 갈망하는 나. 나는 듣는 척하지만 다른 생각, 산물들로 가득차 있다. 12시간 쯤 흘러 다시 읽기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호흡이 가능해졌다. 지금 토요일 밤 11:15 나는 몇시 쯤 이 것을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잡히지 않는 쾌락원칙과 현실원칙의 미로에서 빠져나오고 싶어서 프로이트로 돌아가자고 주장했으나, 또 다른 미로속에 갇힌 듯 하다. 작년인가 나는 한 벽에 가득찬 흑백의 커다란 액자앞에 서있는 작은 여자아이의 꿈을 꾸었다. 그 액자의 그림은 프로이트 할아버지 였었고, 종종 등장하는 그 여자아이는 여전히 나의 무의식 속에 폭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애정을 갈망하는 어린 여자아이인 나일 것이다. 그렇게 손가락을 빨며 액자를 바라보다가..

cartel 2023.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