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속에서 여성은 자신의 파트너를 알콜 중독에서 빠져나오도록 독려하거나 닦달해야 사랑의 책임이나 의무를 다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드라마(해방일지)에서 사랑의 이름으로 대상의 증상을 제거하려 들거나 침범, 요구, 통제하려 하지 않고 증상 그대로를 존중하고, 한 주체를 전혀 침해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저는 이 지점을 매우 정신분석적인 접근으로 보았습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흡사 정신 분석가가 소파에 앉아 온갖 증상을 호소하는 내담자를 바라보는 모습과 같은 모습이었지요. '네가 어떤 사람이든 어떤 혐오스러운 증상을 가졌든 그것보다 너의 존재가 중요할 뿐이야'라고 말하는 듯 말이지요. 누군가는 중독에 빠져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사랑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