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두 얼굴

대학원 담화 10

꿈의 언어

꿈은 우리의 무의식을 상연한다. 많은 꿈을 꾸며 살아왔지만, 최근에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러나 낮의 세계에 갑자기 보였다 사라지는 몇 장의 셀로판지는 통편집된 내 꿈의 일부를 보는 것 같다. 정신분석공부를 하기전에도 낮만큼 밤의 세계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은, 꿈이 삶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가야만 하는 길’을 가르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꿈이 ‘압축과 전치’, 중복결정의 위장을 하는데 ‘나의 진리’를 발견할 수 있겠나 싶다. 예전 보다는 내게 ‘꿈의 위상’은 낮아졌다. 꿈이론에 대한 공부를 통해 알게된 것은 의식의 내가 꿈을 통해서 어떤 ‘진리’의 수준으로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것은 개인의 신화일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 라캉의 “무의식은 대타자의 담화”라는 언명에 따르면, ..

대학원 담화 2024.11.11

각각의 오이디푸스

프로이트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가 해소되면서 초자아가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반면, 멜라니 클라인의 초자아는 이른 시기에 나타난다. 아기는 죽음본능을 가지고 태어나면서 자신 안에 있는 공격성을 방어하기 위해 분열의 기제를 사용하게 된다. 이 공격성은 아기에게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을 분열시키고, 특히 나쁜 대상은 죽음욕동을 상기시킨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리는 편집-우울적 자리로 아기가 엄마를 전체 대상으로 통합하기 이전 시기이다. 이 시기에 아기는 구강 가학성이 외부에 투사되기도 하고 내사되기도 한다. 내사된 공격성은 아직 죄책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멜라니 클라인에 따르면, 젖떼기 경험을 통하여 아기는 나쁜 젖가슴에 대한 박해공포와 불안을 느낀다. 아기는 자기가 엄마를 해치지 않을까 두려워하게 되면..

대학원 담화 2024.11.05

무의식의 길(review)

저항보다 무의식       브루스 핑크는 프로이트 이후 정신분석 자체가 일종의 ‘저항’이 걸렸다고 보았다. 정신분석의 저항인 ‘방어기제’를 해석하는 것에 몰두한 점 자체가 ‘정신분석’에 대한 ‘저항’이다. “부정과 전치, 정동의 분리, 타협형성, 생략, 전환, 자기에게로 향한 반감, 반동형성, 정동의 억제, 투사, 취소 등” 이러한 방어전략을 해석하다 무의식에 다다르는 프로이트의 목표를 잊어버린 것이다. 알 수 없는 증상에 대해 이러한 ‘해석’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일종의 향락을 발생시킨다. 우리가 꿈해몽을 찾아보듯이, 분석상황에서 방어전략에 네이밍을 붙인 다는 것 자체가 쾌락의 측면이 있다. 증상에 이름을 붙이듯 말이다. 라깡 정신분석에서는 이러한 향락은 주지 않는다. 주지 않을 뿐더러 이러한 방어기제..

대학원 담화 2024.11.05

프로이트의 숨겨진 환자들

왠지 이 책을 읽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아마 무의식적으로 프로이트라는 환상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 했는지 모른다. 어떤 의미에서 세상이 거대한 환상이고, 그러한 환상이 없이는 우리는 살아가기 힘들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러한 차원의 환상이 내게는 프로이트와 라깡이다. 이 책에 대한 거부는 일차원적인 것으로 ‘정신분석에 대한 나의 믿음’이 흔들리지는 않을까 하는 무의식적 걱정이었을 것이다. 작가가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이 책은 프로이트의 해석에 대한 ‘해석’이 아니다. 프로이트가 은유했던 이름 대신에 실제의 ‘이름’을 호명하여, 텍스트 바깥의 그들의 삶에 주목했다. 저자는 대신에 프로이트도 텍스트 바깥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몇 가지 사례를 제외하고는 결국 프로..

대학원 담화 2024.10.30

쥐인간 사례의 정치적 읽기

정치적 역학이 불러오는 변증법적 전개  이 에세이는 분석가의 권위와 이에 순응하는 환자의 정치적 역학과 변증법에 대한 것이며, 저자는 임상에서 해석은 경제적 및 정치적 무의식을 드러낸다고 가정한다. 브루너는 프로이트의 담론이 강박 신경증을 자신의 언어에 대한 권력과 타인에 대한 언어의 권력에 대한 불안정한 관계를 드러내는 일종의 권력장애로 보기도 한다. 프로이트는 강박신경증을 단어, 사고, 정서적 상태가 강제로 침투하는 것으로 보았다. 히스테리가 신체의 통제의 상실이라면, 강박증의 단어, 사고의 통제의 실패이다. 정신분석에서 정치적 관점을 도입한다는 것은 언어와 권력을 연결wnl하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단어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매체”라고 말한다.(1890..

대학원 담화 2024.10.21

멜라니 클라인 우울적 자리와 편집-분열적 자리

편집-분열적 자리 paranoid-schizoid position 생후 초기에 아이의 세계는 두 세계로 분리되어 있다. 좋은 젖가슴의 세계와 나쁜 젖가슴의 세계이다. 나쁜 젖가슴은 좋은 젖가슴의 부재이며 이는 박해와 고통의 세계이다. 아기는 이 나쁜 젖가슴을 미워하고, 보복환상에 사로잡힌다. 초기에는 이 두 세계를 따로 떼어놓는 것이 문제가 된다. 즉, 좋은 젖가슴과 나쁜 젖가슴이 분리되어야 한다. 나쁜 젖가슴에 대한 파괴적인 분노는 나쁜 젖가슴에만 해당되어야 하지, 조금이라도 혼동하면 좋은 대상도 파괴하게 된다.  클라인은 유아-초기의 이러한 경험체계를 "편집-분열적 자리"라고 명명하였다. 편집증은 피해의식에 따른 두려움이고, 분열증은 이에 대한 방어로서 자신을 좋은 젖가슴과 나쁜 젖가슴의 분리시키는 ..

대학원 담화 2024.10.13

하나의 환상과 증상의 구성

초기 유아기 장면의 중요성은 그것이 인생의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정에 있다. 프로이트는 분석 임상에서 사람들은 초기 유아기 장면에 대해 그것이 ‘실제 일어난 사건의 재생’이 아니라고 보는 의견에 대해, 그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중요하지 않다고 본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기억이 아니라 재구성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거나, 동물의 성교에서 비롯된 무의식적 지식을 덮어씌웠거나, 왜 우리의 환상이 하나의 장면, ‘최초의 성교 장면’으로 모이는가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본 것 같다. 그는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 모든 것이 이 환상으로 모이는 것 같았으며, 또 후에 합성을 하는 과정 중에 얼마나 서로 다르고 주목할 만한 결과들이 그것에서 퍼져 나왔는지... ” 많은 것들이 유아기 환상에서 나왔..

대학원 담화 2024.10.08

꼬마 한스

“어린아이의 성을 구성하는 성분 속에 이후의 삶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신경증적 징후의 동인들이 들어 있다고 가정한다.”   정신분석은 개인의 서사를 돌아보게 한다. 기억나지 않는 유년 시절을 재구성하기도 하고, 은밀한 유아시절의 환상을 불러내기도 한다. 그것들이 우리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분석임상에서 밝혀진 것은 어린시절에 구조화된 일종의 반복이 평생을 N차의 버전으로 살아가게 만든다는 것이다. 혹시 이 것은 프로이트라는 대타자의 고정관념에 무의식적으로 내 인생을 끼워 맞춘 것은 아닐까. 그러한 생각은 오히려 ‘부인’된 진실일 것이다.   한스 아버지가 한스의 공포증을 치료하기 위해 한스를 관찰하고, 기록하고, 질문하고 일련의 과정이 정성스럽게 느껴진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유아기..

대학원 담화 2024.09.23

초자아의 기원

멜라니 클라인은 초자아의 기원을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의 해소단계가 아니라 초기부터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구강 좌절이 오이디푸스적 충동을 방출하고 그와 동시에 초자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위해서 구강가학증은 유아 초기에 빨지 않거나, 물거나 하는 행위를 가르키는 것으로 보인다. 멜라니 클라인은 구강 가학증이 “아이의 파괴적이고 본능적인 요소”로 인한 결과로 보았다.(223P) 이 요소는 프로이트가 제시한 죽음욕동이라고 생각된다. 라깡에게 있어서는 죽음충동이라고 불렀을 이 욕동은 모든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것으로 상정되는가? 프로이트에 따르면 미충족된 리비도는 불안 또는 분노의 양태로 변형된다고 보았다. 그런데 이 리비도가 왜 파괴적인 속성을 띠는가? 유아의 육체에서 오는 긴장은 아이에게 가..

대학원 담화 2024.09.23

구강 가학과 초자아의 기원

멜라니 클라인은 초자아의 기원을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의 해소단계가 아니라 초기부터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구강 좌절이 오이디푸스적 충동을 방출하고 그와 동시에 초자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위해서 구강가학증은 유아 초기에 빨지 않거나, 물거나 하는 행위를 가르키는 것으로 보인다. 멜라니 클라인은 구강 가학증이 “아이의 파괴적이고 본능적인 요소”로 인한 결과로 보았다.(223P) 이 요소는 프로이트가 제시한 죽음욕동이라고 생각된다. 라깡에게 있어서는 죽음충동이라고 불렀을 이 욕동은 모든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것으로 상정되는가? 프로이트에 따르면 미충족된 리비도는 불안 또는 분노의 양태로 변형된다고 보았다. 그런데 이 리비도가 왜 파괴적인 속성을 띠는가? 유아의 육체에서 오는 긴장은 아이에게 가..

대학원 담화 2024.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