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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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과 전치를 사용한 무의식의 풍경

프로이트는 꿈에서 압축과 전치를 사용하여 무의식의 과정을 드러낸다고 보았다. 이 이론에 입각하여 나의 꿈 분석을 시도해 보았다. 가장 최근에 꾼 꿈이다. 한달이 채 되지 않았다. 친구네 집에 갔다. 오랫동안 만나지 않은 친구네 집이다. 친구네 집에서 올려다본 천장에 큰 물고기. 사람만큼 큰 물고기가 머리위에서 왔다갔다 했다. 한 5마리 쯤 되려나. 나는 어떻게 천장에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는가 했는데, 사람인 우리도 물 속에서 자연스럽게 숨을 쉬고 있었다. " 물에서도 숨을 쉴 수가 있지." 마치 그 사실을 잊었다가 생각이 난듯 친구에게 말했다. 거실과 방에 유유히 큰 물고기가 떠다닌다. 물고기꿈 이후에 또 하나의 꿈을 꾸었다. 나는 아버지를 모시고 들판을 걷는다. (아버지는 전맹이다) 아버지는 검은모자를..

프로이트 2023.09.12

무의식의 확실성

데카르트는 방법적 회의를 통해 존재의 확실성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프로이트는 데카르트 처럼 회의의 방법을 통해 무의식의 확실성을 논증하고자 했다. 꿈이나 말실수와 같은 것은 무의식이 존재한다는 근거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라깡은 이와 같이 말한다 그런데 회의는 바로 확실성의 근거입니다. 이것이 바로 프로이트가 가장 힘주어 강조하는 바입니다. 프로이트는 어째서 회의가 확실성의 근거가 되는지를 밝힙니다. 즉, 회의 자체는 무언가 지켜야 (숨겨야) 할 것이 있음을 뜻하는 기호라는 것입니다. 회의는 저항의 기호인 셈이지요.

방어과정에서 나타난 자아의 분열(1938)

절편음란증의 속편으로 간주되는 이 논문은 프로이트가 성도착이 왜 부인의 구조로 되어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논문으로 생각된다. 프로이트의 소년이 거세 위협에 따른 두 가지 태도는 을 가지고 온다고 보았다. 코 위의 광택 먼저 에서도 볼 수 있다. 자신이 거부하고 있는 거세를 스스로 실행하고 싶은 욕구 = 여성이 아직도 남근을 가지고 있다(부인) + 아버지가 여성을 거세했다는 것(인정) 이다. 프로이트는 실제적 위험에 맞서서 두 가지 태도가 있을 수 있다고 가정했다. 실제적 위험을 인식하고 굴복하는 길과 그런 위험은 없다고 부인하는 길이다. 본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만족을 주는 어떤 경험이 실제적 위험에 처하게 되면 우리는 그 본능의 요구와 현실의 금지 그 둘 중 어느 것도 택하지 않거나 양쪽 ..

프로이트 2023.08.24

수동적 능동성 (여자의 심리코드 밑줄긋기)

현실 속에서 여성은 자신의 파트너를 알콜 중독에서 빠져나오도록 독려하거나 닦달해야 사랑의 책임이나 의무를 다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드라마(해방일지)에서 사랑의 이름으로 대상의 증상을 제거하려 들거나 침범, 요구, 통제하려 하지 않고 증상 그대로를 존중하고, 한 주체를 전혀 침해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저는 이 지점을 매우 정신분석적인 접근으로 보았습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흡사 정신 분석가가 소파에 앉아 온갖 증상을 호소하는 내담자를 바라보는 모습과 같은 모습이었지요. '네가 어떤 사람이든 어떤 혐오스러운 증상을 가졌든 그것보다 너의 존재가 중요할 뿐이야'라고 말하는 듯 말이지요. 누군가는 중독에 빠져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사랑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

물고기 꿈

친구네 집에 갔다 천장에 큰 물고기. 사람만큼 큰 물고기가 머리위에서 왔다갔다 했다. 한 5마리 쯤 되려나. 나는 어떻게 천장에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는가 했는데, 사람인 우리도 물 속에서 자연스럽게 숨을 쉴수있었다. 꿈의 재료는 아쿠아리움의 배가 보이는 물고기 였다. 물고기꿈 이후에 또 하나의 꿈을 꾸었다. 최근에 거의 꿈을 꾸지 않기 때문에 반갑다고나 할까. 나는 아버지를 모시고 들판을 걷는다. (아버지는 전맹이다) 아버지는 검은모자를 쓰고, 바람부는 들판을 걸으며, 음악소리를 듣는다. 낯익은 음조. 멀리 학교에서 들리는 것 같다. 눈이 보이지 않으니, 청각적 이미지를 도입하였을 것이다. 아버지는 한 오피스텔로 나를 데려갔다. 약자였던 그였는데, 그 오피스텔은 그가 불법적인 일을 도모하거나, 도와준 댓..

영화 데이빗 호크니

미술관 대신 영화를 봤다 아들에게 전시회 티켓을 선물했으나, 가지 않은 듯 싶다. 현존하는 작가중에 가장 비싸고 유명한 작가 중 한명. 실제 작품을 보았으면 좋았을 듯 싶다. 영화에서 보여 주는 그의 작품들은지 크기가 압도적이다 피카소가 그렇듯, 그의 작품은 끊임없이 변화하여 중기작품 그리고 말기 작품의 형태는 마치 다른 작가가 그린 듯 달라보인다. 진화의 여정속에서 그가 확보한 것은 소실점을 버린 확장된 시야 같다. 그는 게이였다. 작품에도 고스란히 편견에 대응하는 작품도 더러 있는것 같다. 그의 패션, 컬러는 독보적이여서, 대중문화에 찰떡같이 어울린다. 그는 사진을 찍어서 그림을 그린다. 사진이나, 맨눈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것을 회화는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쳐지나가는 모든 시간과 공간의 얇은 ..

review 2023.08.13

일상 속 신화 MBTI

나의 MBTI는 INTP이다. '논리적 사색가'로 대변되는 이 유형은 다소 소수라고 한다. 문제를 풀며 끊임없이 자신에 대해 가늠하면서 솔직한 답변을 되도록 애를 썼지만, 이것이 내가 욕망하는 이상적 자아인지 실제의 내 모습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유형을 읽으면서 '맞다' 혹은 '대충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유형이 나왔어도 '대충 맞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점집'이 먹고 사는 이유도 귀신같이 맞혀서가 아니라 인간의 유형이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기도 한 이유다. 마치 증상의 이름을 알았을 때의 안도감처럼 우리는 하나의 유형에 수렴될 때, 우리는 어떤 안도감을 느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불안할 때 마다 그 타자의 기표들을 꺼내 쓴다. 자신은 '논리적 사색가'이며, 그들은 '이러저..

글쓰기라는 임상

백지같이 아무것도 쓸 것이 없는 것 같은 막막함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한때는 나의 배설물이였던 글들, 그리고 cartel에 참여하면서 쓰게된 발제문들, 많은 메일, 짧은 리뷰들, 그리고 수많은 업무페이퍼.. 사실 머리속에는 끊임없이 생각이 환유한다. 그 생각들을 지면에 옮기는 작업을 하게되면 아무것도 쓸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머리 속의 쓰레기를 받아 적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무도 그 쓰레기 더미를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발화하거나 글을 쓰지 않는 이상. 그 오물을 정화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글쓰기 행위를 통해서이다. 내 손은 오물을 거른다. 생각이 말이 되기 전에 글을 쓰면, 내가 생각지도 못한 생각들이 지면에 놓이게 된다. 그 글들은 무의식적으로 발화 속에 섞인다. 나는 내..

cartel 2023.08.02

비밀의 취향(자크 데리다,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

형상이란 형상 없는 것의 흔적이다. 현상 없는 것이 형상을 배태하는 것이지 그 역이 아니다. 질료가 현전하는 즉시 형상 없는 것이 형상을 배태한다. 하지만 질료는 극단적으로 아득해지는 것이다. 질료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형상이 가장 하등한 정도로라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랑할 만한 것이 형상에 의해 형상화되는 존재이지 질료가 아니라면, 질료 안에 있는 형상이 영혼으로부터 유래하는 것이라면, 영혼이 더 고등한 차원에서 형상이고 또 욕망할 만한 것이라며, 지성이 그보다도 더 고등한 차원에서 형상이고 또 욕망할 것이라면 우리는 '아름다움'의 제일 본성이 무형의 것임을 받아 들여야 한다. 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