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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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 센스의 학

대상관계이론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위니 캇의 ‘좋은엄마’이론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 있었다. 모든 것이 엄마탓처럼 보이는 이 ‘좋은 엄마’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일지도 모르겠다. 「11장 도그마를 넘어서」 편을 보면서, 왜 라캉정신분석이 다른 학파에서 교조적이라는 비판을 듣게 되는지 바로 나 같은 인간 때문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나의 거부감은 라캉이 ‘왜 다른 학파에 대해 비판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하면서 내재화한 것 아니었는지 생각해본다. (아직 라캉이론도, 다른 이론도 잘 알지 못하기에 교조주의자에도 못 미친다고 볼 수 있겠다) 케이스먼트는 한 가지 관점이 옳다는 교조주의적 주장에 저항한다. 정신분석은 인류학에 대한 수용, 종교에 대해서는 환상이라고 의심하면서도, 일부 정신분석가들은 자신들이 ..

대학원 담화 2025.04.22

앙투안, 실재와 언어의 놀이터

분열되지 않은 주체, 앙투안 “환자는 사고 반향유형의 환각을 동반한 망상적 상태”이며, 그는 외부사람들이 자신에게 텔레파시를 보낸다고 믿었다. 목소리는 그에게 “게으름뱅이, 그는 아무 가치도 없어”라고 말했으며, 그는 유치원 때부터 늘 목소리를 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지적 능력이 약화될까봐 약물을 먹기를 거부했다. 그는 “어떤 미션과 관련된 과대 망상”이 있었고, “사람들이 그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해독하고 이해”해야 했으며, 그는 “자기 출생의 기원”에 대해 알고자 했다. 앙투안의 망상은 이후 주체의 죽음에 관한 삽화를 보여준다. 브리오는 이 죽음의 삽화는 주체가 사라져, 세계가 사라진 것으로 보이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앙투안에게 언어는 있지만, 기표 연쇄에 따르는 의미가 발생하지 않는다. 말..

cartel 2025.04.22

팔루스의 몰락과 여성적 욕망

모든 것이 만족할 만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다시 불만족 속으로 들어간다. 불만족 속의 만족이 있기 때문이다. 불만속의 만족이란 주이상스의 출몰을 은폐하기 위한 신경증의 도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이상스, 곧 실재는 존재를 압사할 것 같은 '불안'의 정동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우리는 그러한 불안보다는 안전한 불만족 상태에 머무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불만족은 히스테리자의 가면이다. 히스테리는 보통 여성에게 많이 보이는 양상일 뿐 인간 일반이 가지고 있는 특성같다. 히스테리자인 여성은 보통 '욕망의 대상'이 되고자 한다. 욕망의 대상이 되고자 한다는 것은 사랑받기를 원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만약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것은 사랑받기 위함이다. ..

cartel 2025.04.16

분석의 끝은 있는가?

나의 분석은 실패인가? 성공인가?  프로이트는 「끝낼 수 있는 분석과 끝낼 수 없는 분석」이라는 논문에서 분석의 자연스러운 끝은 있는가? 묻는다. 나의 분석의 종결은 더없이 댕강 잘린 두부 같았다. 뭐랄까.. 어정쩡하고 담백한 끝이였다. 라캉은 분석의 끝에서 ‘환멸’을 예고하기도 했다. 나는 마지막 꿈에서 분석가의 모습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나오는 꿈을 꾸었다. 경악했지만, 그러려니 한다. 프로이트는 분석의 끝이라는 것은 ‘환자가 더 이상 증상으로 괴로워 하지 않으며, 억압된 것이 충분히 의식화 되어 병리적으로 발전하지 않는 것’, 다른 의미로는 분석의 끝은 ‘다른 증상으로 대체되지 않는 증상의 소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아의 변형보다 외상에 의한 경우가 더 많이 성공한다. 프로이트는 인간이 기질적..

대학원 담화 2025.04.08

정신분석의 계몽

앙상한 오해   “대중들의 기억 용량은 그리 크지 않으며 그들은 어떤 주장에 대해 앙상한 뼈대만 기억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그것을 극단적인 형태로 만듭니다. ” 프로이트는 그가 모든 것을 성적인 것으로 환원한다는 시대의 오해에 대해 해명하고자 한다. 이 말은 모든 것을 우리가 이해차원에서 받아들일 때 저지르는 실수 이기도 하다. 우리는 뭔가 기억하기 위해 우리는 압축시키고, 구조화 시키면서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려고 한다. 물론 이 작업도 공부나 연구를 하는데 있어서는 쉽지 않지만, 이것은 대중이 어떤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대중은 타자의 말을 극단적으로 주어와 술어만 기억하며 입장을 취한다. 하나하나 따져서 물을 생각도, 시간도 없다. 모든 대중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대중은 프로이..

대학원 담화 2025.04.01

사람들이 비처럼 떨어져 죽는다

낡은 건물에서 작은 창문을 열고 누군가가 떨어져 죽는다. 자살인지 뭔지 아직까지는 확신할 수 없다. 뒤를 이어 또 다른 젊은이가 떨어져 죽는다. 그리고 그 옆건물에서도 떨어져 죽는다. 계속해서 사람들이 무엇에 홀린 듯 아래로 떨어진다. '퍽'하고 으깨어지는 소리도 없다. 아마 꿈 속에서도 조차 그 소리까지는 너무 끔찍하므로 검열을 통해 누락한 듯한다. 그런데 나는 소리가 안나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낀다. 떨어지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사람들이 비처럼 떨어져 죽네"라고 말하고 잠이 깬다.  어떤 감정이였는지는 나는 확실히 말하기가 어렵다. 안타까움도 끔찍함도 무서운 것도, 그렇다고 아무렇지도 않는 것도 아닌데,, 일어나서 어떤 감정이였는지 나는 말하기가 어려웠다.  그저 이 꿈이 어떤 스트레스의 발현인가보..

파편 2025.03.30

전이 사랑, 분석의 시작

프로이트는 환자를 해석하는 것보다 진짜 어려움은 전이를 다루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라는 프로이트의 논문은  '전이 사랑'을 다루고 있다. 전이사랑은 의사를 이성으로 대하며 상상계적 관계를 맺고자하는 환자의 욕망(의지)다. 다시 말해 환자가 의사를 사랑하는 것이다. 안나. O의 사례처럼 그녀는 브로이어를 사랑하게 되고, 브로이어는 역전이를 일으켜 도망가고 만다. 프로이트는 이 다루기 어려운 문제를 전면에 등장시켜 분해하고, 최적의 답을 찾아가고자 한다. 이 상상계적 관계를 의사는 어떻게 다룰 것인가? 프로이트답게 디테일하고 심도 있게 이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의사의 확고한 윤리관, 분석을 완결하고자하는 욕망이 관건인 듯 한다.  “애정사건, 그것은 다른 어떤 것도 쓰여질 수 없는 특별한 페..

대학원 담화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