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심이란 무엇일까.
가진 것이 많은 자의 허영심은 욕심이고, 없는 자의 허영심은 시기심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인간이 가진 그 허영심을 부추기는 것은 자본주의이다. 알지만, 인간의 허영심은 자본주의를 취향의 이름으로 변모시키고 본능적인 심미안에 대한 욕구로 변모시킨다.
가진 자들이야 마음껏 그 허영이던 심미안이던 채우겠지만, 못가진 자는 일말의 허영을 위해 다른 것을 꼭 희생해야하는 비극에 놓인다. 그래서 허영심은 초라하고 측은한 마음의 상태이기도 하다.
대개의 허영심은 물질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지적 허영심 역시 질타의 대상이 된다. 어쩌면 물질보다 정신적 허영이 더 기만적이라 여기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지적 허영이 희생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적 허영이 속이는 것 역시 초라한 자신의 정신일 것이다. 그래도 지적 허영은 부리면 부릴수록 자신을 허영을 벗겨내는 공부와 마주칠 가능성 앞에 놓여 있기에 물질적 허영보다는 나은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허영의 기원은 대타자의 응시에 조응하기 위한 몸부림은 아닐까. 그러므로 존재를 보충해줄 허영은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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