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두 얼굴

파편

세 번째 죽음

untold 2024. 10. 8. 10:54

나에게 두 번째 죽음은 마포구 상수동에서 였다.

라깡의 두 번째 죽음은 상징적 죽음이다.  대타자에게 벗어나기 위한 죽음이다. 

그 때, 삶을 통제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통제당하는 것도 아닌 무중력의 생활이라고 할까. 도망치는 것이 없이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나는 끝없는 잉여향유의 미로에 갇혀있다. 한편으로는 헛헛하고, 한편으로는 막 거칠게 곤봉을 휘두르고 싶다.

이 분노는 어디서 오는가? 주이상스에 대한 향수도,  결여를 채우려는 욕망도 아닌 것 같다.

나를 소모하는 세상의 물질과 멈춰있는 시간들이다.

주체, 실재의 부산물들이 다시 응집되려는 것일까. 이 파렴치한 리비도는 기어이 죽음의 머리채를 흔들고 있다. 

 

나는 여기서 세번째 무덤을 판다. 윤리적인 고꾸라짐. 살기위해 죽음을 반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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