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두 얼굴

2024/05 2

꿈의 재개

고속철도가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보거나, 들어 이미 알고 있었다. 어느 순간에 나는 그 고속철도에 탔는데, 어두운 터널로 들어서자 굉장한 속도로 달렸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는데, 가족단위였고 나는 혼자였다. 롤러코스터와 같이 고속철도는 달리다가 급강하 했는데, 발이 허공에 뜨고 얼굴에 바람이 느껴졌다. 원래 그와 같은 서늘한 스릴을 즐기는 터라 나는 무섭지 않았다. 철도가 멈추고 내리니 어느 항구마을이었다. 오래된 관광지같은데, 불결한 시장도 함께 있었다. 한 여경찰이 볏짚을 들어 거기 쥐똥을 보여줬다. 그리고 가다가 죽은 비둘기도 보였다. 나는 낡은 호텔에서 씻고 가려고 했는데, 어떤 여자가 양말을 잔뜩들고 나와 부딪혔다. 그녀는 오늘 양말을 많이 얻었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또 한 짝의 양말을 어..

파편 2024.05.22

죄 없는 죄책감

나는 분석을 시작하고 얼마 있지 않아 죄책감 같은 것은 없다고 했다. 어느 순간, 아마 30대에 들어서서 죄책감을 벗어던졌다고 느꼈다. 과연 이제 나는 죄책감이 없는가? 죄책감에 대한 나의 서사 20대에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 컸다.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죄책감을 큰 것은 자아의 비대함 때문이지 않을까. 내가 좀 더 노력했다면 다들 고생하며 살지 않을 텐데..스스로가 뭔가를 바꿀 수 있다는 과도한 환상 같은 것이다. 23세에는 학교를 잘 다니다가 돌연 의대에 가겠다고 노량진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특히 엄마에 대한 죄책감은 심했는데, 나는 어머니에게 언제나 빚을 진 자였다. 부모간의 불화와 사업실패에 따른 경제어려움, 그녀의 불행한 인생에 대한 보상을 내가 해주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그..

cartel 2024.05.03